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창조자

2018. 9. 4. 23:49 - 쓰디쓰다
친구의 유튜브
구독자만 60만명
호기심에 물어보니 월수익이 월급만큼 나온다.

그는 몇년전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지인들에게 구독해달라는 부탁을 돌릴 때가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꽤나 수익을 낸다.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돈을 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생산하면서 돈을 번다.
때로는 굽신거리고 비위를 맞추며 타인의 지갑 속 돈을 스리슬쩍 거두어온다.

한편 벌어온 돈으로 소비를 한다.
내게 필요한 것을 산다.
그것이 서비스가 되었든 물건이 되었든 기여코 돈을 치른다.

생산자와 소비자
우리는 오랫동안 거의 대부분을 두 입장에서 앞서거니 혹은 뒷서거니 했다.

그런데 저만치 새로운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창조자

창조와 생산은 언뜻 비슷하지만 다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를 발명하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  또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 뿐만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틀을 깨는 것 또한 창조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빨리, 많이, 정확히 등 효율성으로 평가되는 생산과는 달리 창조는 반드시 효율적이지만은 않다.
방망이 깍는 노인처럼 하루종일 쳐다보고 다시 깍기를 반복해도 그 결과물이 훌륭하면(다듬질이 잘되거나 경쾌한 소리가 난다거나) 그걸로 족하다.

소수의 능력자들의 문턱 높은 분야로만 여겨왔던 창조의 영역이 유튜브를 타고 개개인으로 내려왔다.

이제는 퇴근하고 리모콘으로 텔레비전을 소비하던 아버지는 어디 가고, 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애드센스를 붙이고 있는 유튜버 아빠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출장 온 지방 모텔에서 펩시콜라를 소비하며, 꺼억하고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도중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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